윤호처럼 중간에서 괴로워하는 인물들도
기억이 썩 생생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느낌이었다 하는 흐릿한 감상을 품고 있었는데 다시 집어 든 책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다시 접한 난쏘공은 28년 전보다 더 섬뜩하고 더 아름답고 더 슬프고 더 심오하게 다가왔다.
어떤 층위에서는 우리가 여전히 난쟁이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동네 아이들은 배가 고파 흙을 주워 먹고 난쟁이의 막내딸 영희는 그 아이들을 보며 생쌀을 먹는다.그 평론가는 문학이 혁명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여겼나 보다.
전에는 선명하게 보였던 거인이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흐릿하다.거인은 구조 속에 숨은 듯한데.
몇백 미터 떨어진 대형마트 영업을 규제하면 그 가게가 잘 되는 게 정말 맞나.
저희들도 난장이랍니다.그렇지만 음악이 흐르면서 점점 몰입감을 상승시켰고.
결국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의 말미에는 츠베덴의 음악에 설득될 수밖에 없었다.상반되는 미적 지향점을 감각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섬세하게 전개되는 음향과 조성의 붕괴를 암시하는 화성의 변화가 특징적인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은 다소 아쉬웠다.지휘자 츠베덴은 첩첩이 결합하는 풍성한 사운드를 통해 가히 ‘음향의 바다를 느끼게 하며 능숙한 자신감을 드러냈다.